삶의 막다른 곳에서 떠올린 문학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어느 포로수용소에서 기억에만 의지해 이루어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강의를 글로 옮긴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유제프 차프스키는 절망적인 수용소 생활 속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20세기 최고의 소설을 그의 동료 포로들과 함께 읽으며 영혼의 구원을 찾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이죠. 독서를 넘어서는 진정한 체험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 속 문장에서, 수용소에 갇힌 포로들이 그토록 되찾고 싶었던 진정한 삶을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프루스트는 여전히 자신의 새롭고 거대한 또 하나의 인간 희극을 위해 모든 것을 명확하게 보고, 조절하고, 통제하고, 채집하고 있었다.
- 결국 한 작가의 삶에서 중심이 되며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것은 작가의 삶 자체가 아니라 그의 작품이다.
- 프루스트의 감성은 현실에서보다 문학 작품 안에서 더 완전하게 발휘되었다. 그는 현실의 사건들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조금 늦게, 그리고 복잡하게 반응했다.
제목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저자/역자 유제프 차프스키/류재화
출판사 밤의책
- 우리 인간은 마치 회계 장부나 유언장처럼 가서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물질로 구성된 전체가 아니다. 우리 사회적 인격은 타인의 생각이 만들어 낸 창조물이다.
- 소설가가 쓴 책은 꿈과 같은 방식으로, 그러나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보다 더 선명하고 더 오래 기억되는 꿈으로 우리를 뒤흔들 것이다.
- 나는 그녀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한 존재가 어떤 미지의 삶에 참여하고 있어서 사랑이 우리로 하여금 그 미지의 삶 속으로 뚫고 들어가게 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것, 바로 이것이 사랑이 생겨나기 위해 필요한 전부이며, 사랑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제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저자/역자 마르셀 프루스트/김희영
출판사 민음사
언어의 폭포로부터 흐르는 영감
『비의 왕 헨더슨』 + 『소설을 쓰고 싶다면』
중년에 접어든 유진 헨더슨은 정신적인 공허에 시달리며 도망치듯 아프리카로 떠납니다. 그는 황야에서 무엇을 마주했을까요? 꿈처럼 느껴지면서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비의 왕 헨더슨』은 어느 소설가와 음악가에게 닿았습니다. 제임스 설터는 『소설을 쓰고 싶다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면밀히 관찰할 줄 아는 작가"라고 말하며,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솔 벨로를 꼽습니다. 솔 벨로의 작품 중에서도 『비의 왕 헨더슨』을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죠. 조니 미첼은 비행기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인 헨더슨이 비행기에서 구름을 내려다보는 장면을 읽으며 자신도 창밖으로 구름의 아랫면과 윗면을 보게 되었고 <Both Sides Now>를 써 내려갔다고 하죠. 어느 작품은 그 자체로 영감을 주는 대상이 됩니다. 솔 벨로의 『비의 왕 헨더슨』은 그런 작품이에요.
- 목소리는 오직 한마디만 말했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물었다. “뭐가 하고 싶은데?” / 하지만 목소리가 할 줄 아는 말은 그것밖에 없었는지 나는 하고 싶다, 하고 싶다, 하고 싶다! 말고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 가끔 나는 가슴속의 목소리를, 동요를 불러주거나 사탕을 쥐여 줘야 할 아픈 아이처럼 다루곤 했다. 걸어도 보았고 뛰어도 보았다. 노래를 부르거나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 소용없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사다리에 올라가 천장의 갈라진 틈을 메우기도 했다. 장작을 패고, 나가서 트랙터를 몰고, 헉산의 돼지들 틈에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싸워도 보고 술에도 취해 보고 일도 해보았지만 목소리는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가리지 않고 말했다. (…) 마침내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좋아. 조만간 결판을 내자, 이 멍청아. 기다려!”
제목 비의 왕 헨더슨
저자/역자 솔 벨로/이화연
출판사 펭귄클래식코리아
- 『비의 왕 헨더슨』은 별것 아닌데도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옆에 표시를 하게 되면 거의 모든 페이지에 그런 표시를 하게 되는 책이지요. 그 소설은 굉장한 작품이에요. 벨로는 언젠가 나에게 버지니아주에 있는, 말을 키우는 시골에 관해 써보라고 권했답니다. 내가 아내의 가족들과 그곳에 땅이 있는 장인에 대해 얘기해주었을 때였어요. 나는 버지니아주의 말을 키우는 시골에 관해 쓸 만큼 많이 알지 못한다고 그에게 말했어요. 그러자 그가 깜짝 놀랄 말을 했어요. 이렇게 말했죠. “그렇군. 그런데 말일세. 난 『비의 왕 헨더슨』을 쓸 때 아프리카에 가본 적이 없다네.”
제목 소설을 쓰고 싶다면
저자/역자 제임스 설터/서창렬
출판사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