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피프티 피플』 + 『아픔이 길이 되려면』
50명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소설, 『피프티 피플』. 정세랑 작가는 2021년 여름 출간한 개정판에서 집 근처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애도가 이 소설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고 말합니다. 서로의 존재가 연결되어 있다고 감각할 때 개인, 나아가 사회는 건강해지죠. 사회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연구하는 사회역학자 김승섭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정세랑 작가의 말로 당신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어디에 계시거나 마땅히 누려야 할 안전 속에 계시길 바랍니다. 단단한 곳에 함께 서서야 그다음이 있다는 걸 이 이야기를 처음 썼을 때처럼 믿고 있습니다.”
- 하품이 옮는 것처럼 강인함도 옮는다. 지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마음, 그런 태도가 해바라기의 튼튼한 줄기처럼 옴겨 심겼다.
- 가장 경멸하는 것도 사람, 가장 사랑하는 것도 사람. 그 괴리 안에서 평생 살아갈 것이다.
제목 피프티 피플
저자 정세랑
출판사 창비
-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 기록되지 않는 역사는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억되지 않는 참사는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제목 아픔이 길이 되려면
저자 김승섭
출판사 동아시아
시(詩)를 시작할 때
『끝과 시작』 + 『시시하다』
199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 작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시인들의 시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끝과 시작』은 쉼보르스카 시 세계를 대표하는 시 170편을 엮은 시선집으로, 소박하면서도 명징한 언어로 삶의 진리를 노래합니다. 이 책과는 진은영 시인이 사랑하는 시와 그에 관한 짧은 에세이를 엮은 『시시하다』를 함께 읽기를 추천합니다. 쉼보르스카의 시와 더불어 유명한 시인에서 젊은 한국 시인까지, 마음에 꼭 맞는 시를 골라주는 시인과 함께 보다 든든한 마음으로 시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을 거예요.
- 너를 향한 내 애타는 감정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그건 이미 너와 나,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의 ‘사랑’이 줄어드는 것이니.
-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 모든 것이 내 것이지만, 내 소유는 아니다.
바라보고 있는 동안은 내 것이지만,
기억으로 소유할 순 없다.
제목 끝과 시작
저자/역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하지만 시를 자신과 세상 사이에 펼쳐본 사람은 알 것이다. 시가 증언하는 진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그 진실이 슬프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시로 인해 세상이 하나의 세상이 아니며, 무한히 펼쳐지는 부챗살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가능성으로 충만해진다는 사실을.
-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죠. 시인은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감사를 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녁은 챙겨 먹었는지 별 관심 없고, 주말이 쓸쓸하지 않았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월요일에 만나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들. 연인의 소식을 기다리는 하루는 영원의 권태로 젖어들지만, 뭐 일주일쯤 무소식이어도 아주 잠깐인 듯 우리를 평화롭게 하는 그들. 감사합니다. 있는 듯 없는 듯 그 어떤 불상사도 만들지 않고 나와 함께해주셔서.
제목 시시하다
저자 진은영
출판사 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