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2021년 <만화포럼>의 상반기 연구 주제인 ‘성 인지 감수성’에 맞춰 집필한 것입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포럼> 해산으로 자료집 발간이 무산되었기에 이곳에 공개합니다.

이 연구는 2021년 부천국제만화축제 만화포럼 컨퍼런스 <뉴 노멀 시대, 웹툰 속 젠더를 논하다>에서도 발제되었습니다. 해당 발제 영상은 다음 삽입 영상에서 확인해주십시오.

https://youtu.be/SLOLYfdhZBM?t=2694

20210813_만화를 외모 지표화하는 언론의 암묵적 성 역할 고착화 연구(확정).pdf


만화를 외모 지표화하는 언론의 암묵적 성 역할 고착화 연구

평소 만화 관련 언론 기사를 클리핑하는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유난히 두드러지는 경향이 한 가지 있다. 만화와 연관성을 지닌 기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만화를 대중문화 형식과 그에 해당하는 작품들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연예인 외모 평가에 동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만화를 찢고 나왔다는 뜻을 지닌 ‘만찢’이라는 용어는 등장 이후 연예인을 지칭할 때 쓰이는 표현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순정만화’라는 장르명은 아예 장르에 해당하는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만찢에 준하는 수준으로 연예인의 아름다운 외모를 상찬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언론 보도 행태는 만화를 원작으로 삼는 실사 영상 출연진들이 원작 속 캐릭터와 비슷한 분장을 하고 나올 때를 제외하면 오로지 습관적이고 상습적인 외모 평가에 동원되는데, 딴에는 칭찬이라고 하는 것임에도 동원하는 데에 어떠한 맥락성도 찾을 수 없다.

본 연구는 이에 만화 작품과 업계에 관한 보도와는 무관한 내용이 만화를 향한 조명 상당수를 악성으로 점유해 들어가고 있음을 지적하는 한편으로, 언론이 ‘찢고 나왔다’라는 만화의 장르가 순정만화 이외에 없는 점에 주목함으로써 앞의 모든 조건의 부정적 견해의 근원을 여성에게로 암묵적으로 몰아놓는다는 점을 살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