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왜 이 경험을 선택했는지?

: 불닭볶음면이랑 맥주 마시며 혼자 보내는 일요일 저녁, 여기에 어떤 영화로 하루를 완성시킬까 하다가 고른 영화. 너무 가벼운 유튜브는 싫었고, 너무 무거운 영화는 싫었다. 그래서 선택한 애니메이션.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1000원 주고 구매해서 소장했다.

이동진 평론가가 극찬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요즘 동진님이 추천하시는 영화를 위주로 작품을 본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를, 잘 설명하는 댓글이 있었다. “이동진 평론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창작물 자체에 대해서도 조명을 잘하지만 그 창작물을 만든 사람을 한번 더 생각해서 평론하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 만든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좋다"고. 그 마음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추천한 창작물은 어떤 식으로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으로 한 두편 시도해봤더니, 이제는 대부분 좋아서 주저없이 시도해본다.

Q. 어떤 점이 인상깊었는지?

: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아이에게 “무엇이 되어도 좋다”고 말하며 서로 안아버리는 남자와 여자. 귀에 상처를 입고서 “늑대가 했다”고 털어놓은 초등학교 남자애. 내내 울다가 어느날 늑대가 되어 산으로 사라지는 아메를 보면서 그의 아빠이자 하나의 남편인 그 늑대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그래서 사진을 갖고 있었던 걸까.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메가 산으로 갈 때 “아직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라고 말하는 엄마 하나.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자식들을 위해 다 해주고 있는데도 해준 것 하나 없다고 말하는 부모의 마음. 확실하게,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하지말라’는 이야기와 ‘결혼을 꼭 해야해’라는 이야기가 분명하게 들리는 세상을 잘 모르겠다. 캐내서 알고싶은 마음도 없다만, 같은 세상을 다른 이름으로 산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나만 책임지면 되는 인간 ‘하나’를 넘어서, 먹고싶은 밥과 몸과 마음의 아픔, 오감의 경험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둘’이나 늘었다는 뜻이니까.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두 배, 세 배로 늘어버린 세상을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활짝 웃으면서 대답하는 여자, 사람, 엄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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