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퍼실리테이터가 연습해야하는 것

퍼실리테이터는 가르치려는 조급함 대신 인내심과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대신 겸손해집시다. 판단을 뒤로 보류하고, 참여자들의 의견을 주의깊게 들어봅시다. 그들의 말이 맞는거 같거나, 틀린 것 같나요?

판단을 보류하고 관찰하면 그 자리에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어? 그 참여자는 그렇게 말했을까요?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요? 어떤 경험을 한 걸까요? 어떠한 맥락에서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궁금해지면 질문하면 됩니다. 'A씨,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질문하기

그들의 이유, 맥락, 경험, 느낌을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들의 머릿속에만 있었던 사고과정을 모두가 공유하는 외부로 가시화 함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참여자 중에서는 그런 질답과정에서 스스로 모순점을 찾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생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생각할 수도, 자신이 가진 모호한 사고과정이 점점 더 구체화되는 경험도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배움의 과정이고, 러닝 퍼실리테이터는 이러한 배움의 과정을 촉진합니다.

<aside> 💡 (논문 코드구현 실험 결과를 설명하는 중에) "혹시 여기서 파라메터를 이렇게 설정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런 기법을 추가하면 요런 효과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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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그 제품은 시장성이 없다는 말에)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물어보는 건데, 왜 시장성이 없는 걸까요?" "시장성이 있으려면, 어떤 부분이 개선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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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렬하기

학습자들이 말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습자들간의 의미 정렬(Align)을 위해서입니다. 한 단어는 수백가지 다른 정의가 가능합니다. 문장과 개념들은 훨씬 더 추상적이고 모호합니다**. 모호한 개념들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다른 이해를 하고 있다면, 공동학습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퍼실리테이터들이 해야할 주요한 질문 중에 한가지는, 대화나 학습에서 나오는 중요한 개념들에 대한 정의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정의되지 않은 개념, 혹은 정의가 제각각 다른 상황에서는 학습자가 어떤 부분에서부터 배움을 어려워하는지, 왜 내가 생각한대로 이해하지 않는지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때 모두가 어디까지 공통된 이해를 바탕으로 말하고 있었는지 그 바닥을 알기 위해서, 그리고 그 바닥이 없다면 쌓기 위해서 우리는 **정의 질문을 통해 사람들의 이해를 정렬(Align)**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aside> 💡 "전동킥보드 대여가 저렴하다고 하셨느데요, '저렴하다' 의 정의가 뭘까요? 뭐와 비교해서 저렴한 걸까요? 택시타는 비용, 자차를 모는 비용, 다른 전동킥보드를 대여하는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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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 일으키기

좋은 퍼실리테이터는 참여자와 1대 1로 말하지 않습니다. 촉매라고 했잖아요. 사람들이 서로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이 목표고, 그를 위해서 촉매 역할을 해주는 거에요.

클럽하우스의 모더레이터(Moderator)와 비교해볼게요. 모더레이터는 중재자, 사회자입니다. 사람들의 발언 순서와 시간을 적절히 조정하고, 논쟁이 과격해지면 갈등을 식히고 중재합니다.

퍼실리테이터는 발언의 순서와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가 그들을 관리하는게 아니라 대화가 잘 돌아가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질문을 슬쩍 던져놓고는 사라집니다. A와 B의 대화의 연관성이 있음을 지적하며 연결시키거나, C에게 B의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는지 묻는 거죠.

YES, BUT... 하고 갈등을 만드는 대화가 아니라 YES, And (그러고보니까, 00씨 말을 들으면서 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라고 이야기를 계속해서 덧붙여나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그 기차 꼬리물기가 한번 시작되면, 다음부터는 퍼실리테이터가 관여하지 않아도 상호작용이 활발해진답니다.

<aside> 💡 (함께 논문을 읽어가는 중에) "여기 나오는 이 개념이 좀 어려워서 이해를 못하고 계신 분이 많은 것 같은데, 혹시 이 부분을 많이 알고 계신 oo님께 한 번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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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de> 💡 "A분의 의견을 듣고서 B분은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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