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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작업자의 사전을 시작하며

8 구구 이렇게 우리가 관성적으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장에서 나의 가치를 드러내는 말이 되기도 하고, 사회 규범을 나타내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워서 ‘작업자’의 말을 정리할 필요를 느꼈던 것 같아요.

11 구구 저에게 작업이라는 건 내가 원해서 매일의 작업량을 정해놓고 그걸 해내기 위해 정진하는 시간과 상태를 말해요.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원하니까, 원해서 벌여놓은 무엇이라는 점에서는 기획자로서의 작업과 외주 용역자로서의 일을 서로 구분하게 되죠.

12 구구 일에 있어서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일을 할 수 있음(없음)’을 가늠하기 위해서 인 것 같아요. ‘할 수 있음(없음)’을 가늠하는 일이 곧 작업물의 퀄리티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13 구구 저는 감정이 풍부하다는 게 일할 때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는 하거든요. 일하는 상대와 금방 친밀해졌다고 느끼는 한편, 또 금방 멀어졌다고 느끼면서 마음에 파장이 생기기도 하는거죠.

14 해인 제가 본 구구님은 일을 할 때 절대로 완성도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에요. 우선순위가 여러가지 있을텐데, 그 중 완성도가 2순위가 될 수는 없는 사람, 그래서 본인의 성에 차지 않는 무언가를 바깥으로 내보냈다고 여기는 순간에 구구님이 꽤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근데 완성도만큼 주관적인 게 어디 있겠어요. 제가 구구님 콘텐츠의 구독자로서 정확히 이 부분이 좋았다고 의견을 전할 때도, 이미 본인이 만족하지 않는 상태의 콘텐츠였으면 스스로에게 아주 가차 없으시더라고요. 그럴 때 조금 놀랐어요.

22 구구 기대되는 건, 일에 대해 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거라는 점이에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나만의 원칙을 좀 더 분명하게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상되는 어려움은 역시 글을 쓰는 일, 언어화 하는 작업입니다.

1부. 과정

공유오피스

26 구구 공유 오피스에서는 물리적인 장소뿐 아니라 일하는 감각, 몰입도, 생산성, 뿌듯함 등을 다른 작업자들과 공유하며 느낌의 공동체를 이룬다.

27 해인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유오피스에서 우리가 공유하는 건 집중과 몰입을 위한 최소한의 가능성이 우리 안에 남아있다는 믿음이라는 점이다.

레퍼런스

33 해인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이나 드라마를 끝까지 보는 경험은 중요하다. 작품과 나의 관계는 무수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만 알 수 있으며, 그중에는 ‘잭팟’도 있고 ‘지뢰’도 있다.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큐레이션의 힘을 빌린다고 해도, 그래서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작품들을 만나는 아리송함을 축적하는 경험은 계속될 운명이다.

메모

36 구구 오늘은 영감, 내일은 쓰레기가 되는 기록 뭉치.

37 해인 오히려 쓰고, 쌓는 쪽보다도 비우고, 버리는 쪽의 쾌감이 더 크다.

미팅

43 해인 회의 참가자들이 같은 곳에서 같은 이야기를 공유했다는 믿음은 실제로 작업을 실행할 때 보란 듯이 부서지곤 하므로, 미팅에서 논의된 사항은 사소한 것이라도 문서의 형태로 남기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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