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뉴스레터 보러가기:
<aside> ✨ 오늘은 최근에 본 다큐멘터리 <그림자꽃>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 DMZ인더스트리 등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에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저는 지난 주에 시작해 이번 주까지 열리는 '제13회 타이완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봤습니다. <그림자꽃>은 탈북 브로커에게 속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에 강제로 남게 된 조선(북한)이탈주민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평양에 부모님, 남편과 딸이 살아있고 조선에서의 삶이 만족스러웠던 주인공은 이들과 떨어져 한국에 남아 살아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가족들과 생이별해 살아온 7년이라는 세월은 감옥에 갇힌 것과 다를 바 없었기에 오로지 다시 북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버텨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타의 '북한이탈주민'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시각으로 한국을 다시 바라보게 되자 이념과 문화의 차이를 맹목적인 차별과 갈등으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편 다큐멘터리는 조선에서 주인공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는 남편과 딸의 모습을 함께 담아 냅니다. 이를 통해 평양의 일상적인 삶의 한 조각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남북관계에 따라 주인공의 운명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희뿌연 안개 속을 걸어가는 듯한 암담함이 느껴져 이국 땅에 있는 저와 묘하게 동질감마저 형성됐습니다. 아무쪼록 현재가 낯설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 <그림자꽃> 다큐멘터리를 추천합니다.
</asi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