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에서 찬송으로 (눅 2:15-20)

1. 예수의 심장을 품은 삶

손양원 목사님은 1902년에 태어나 1950년에 순교하셨습니다. 48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사셨지만,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 앞에서 빛나고 영광된 인생을 사셨던 분입니다. 이분은 1925년 경남 성서학원을 졸업하고 호주 선교사 맥켄지의 전도사로 일했습니다. 부산 감만동에 있는 나환자 수용 시설에서 사역하면서 "내 평생에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일이 나환자들과 함께하는 일이다"라고 마음에 결단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1938년 평양 장로회 신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바로 여수 애양원 교회로 전도사로 부임합니다.

그때 애양원 교회 교인들이 물었습니다. "이곳은 매우 열악합니다. 의사도 부족하고 약은 거의 없습니다. 시설도 별로 좋지 못합니다. 전도사님은 우리를 위해서 무엇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그때 손양원 전도사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의사 친구도 데려오지 못했고 약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든든한 후원자도 함께 모셔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뜨거운 심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과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눈물이 있습니다."

그 말은 그냥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분은 애양원 식구들과 함께, 나환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같이 생활했습니다. 오히려 성도들이 겁을 냈습니다. "병이 옮을까 봐 조금 떨어져서 계십시오. 우리와 설교할 때 저기 멀리서 하십시오." 그런데 이분은 그런 것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겨 주시고 사명을 주셨으면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여건도 허락해 주실 거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는 발에 피고름이 가득한 환자의 발을 쥐고 입으로 피고름을 빨아내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애양원 교회는 정말 천국 같은 곳이 되어 갑니다. 물질이 많아서 천국이 아니고, 약이 좋아서 천국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진 목회자 한 분, 그리고 그 사랑이 그곳에 널리 전해지면서 정말 사람이 살 만한 공간이 되어 갔습니다. 우리는 생각할 때 돈이 있어야, 물질이 있어야, 그래도 적어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무언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하나님 나라 공동체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하나님 말씀을 보면 요셉과 마리아, 예수님, 목자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이 함께 빚어 가고 만들어 가는 이 공동체가 아무것도 없어도 행복하고 복된 공동체임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믿음생활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살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2. 초대에 응답한 목자들

2-1. 밤에 밖에서의 삶

목자들의 삶을 가장 잘 정의하는 말이 "밤에 밖에서"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들이 시간적으로 항상 밤을 밝히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인생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참으로 캄캄한 인생이었습니다. 삶이 더 나아질 것도, 혹은 더 나빠질 것도 없이 교육의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목자들의 인생은 캄캄한 밤과 같았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법정에도 회당에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경계선 밖에 소외된 인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인생은 밖에 있는 인생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을 천사들이 찾아갔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고 예수님이 계신 곳에 와 보라고 초대합니다. 수많은 천군 천사들이 하나님을 향하여 노래하는 모습을 그들이 직접 보고 들었습니다. 이제 천사들은 초대장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제 목자들의 결단이 남아 있습니다.

2-2. 한마음으로 달려감

천사들이 간 후에 목자들이 이렇게 반응합니다. 15절을 보십시오.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 바 이루어진 일을 보자 하고." 목자들은 누구 하나 먼저 할 것도 없이, 누구 하나 말릴 것도 없이 같은 마음,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천사들이 말한 대로 "우리가 어서 베들레헴으로 가서 아기 예수님을 보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의기투합하고 한마음이 되어 곧장 행동에 옮깁니다. 16절을 보십시오.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아서." 빨리 갔다는 말이 중요합니다. 이 목자들이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 모두가 한마음이 되자 빨리 가서 요셉과 마리아,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이 빨리 갔다는 말을 보면 우리는 마리아가 생각납니다. 마리아가 수태 고지를 받고 결단한 후에 천사의 말을 따라서 엘리사벳을 만나기 위해서 일어나 빨리 산골로 달려가지 않습니까? 마음에 결단했습니다. 그 결단은 결단으로 머물러 있지 않았고 행동으로, 순종으로 이루어지고 옮겨가는 믿음을 우리는 마리아를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기 이 목자들도 역시 똑같았습니다. 천사들의 초대를 받은 이후에 그들은 누구 할 것 없이 하나가 되었고, 같은 마음으로 빨리 일어나서 그곳으로 가 보려고 열심히 달려갑니다.

2-3. 핑계를 넘어선 순종

그런데 만약 여기서 한두 명이라도, 혹은 몇 사람의 목자들이라도 "야, 우리가 거기 가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지금 밤이 깊었고 그 사람들이 우리를 환대하겠느냐? 너희 꼴을 봐라. 우리가 지금 양의 분뇨를 묻히고 이런 옷을 가지고 아기 예수님을 만나러 간다는 것이 너무 황당하지 않느냐? 그리고 지금 우리는 여기서 아예 눈을 붙이는 것이 훨씬 더 나을 수가 있다. 갔다 온다 한들 우리 인생이 달라질 게 뭐가 있느냐?"고 한두 명이라도 그렇게 분위기를 잡아갔다면 그들은 다 힘이 빠져서 "그렇구나. 지금 밤이 깊었고 양들은 다 잠들었고 짐승들이 올 시간도 지났으니 우리는 여기서 쉬는 게 훨씬 더 유익하겠다" 이러면 못 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가서 예수님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그런 현실적인 제약과 상황들, 그들의 피곤함을 떨치고 일어나서 빨리 아기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 달려갔습니다. 이 지점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서 걱정, 염려, 근심, 고민만 하고 있어 봐야 인생에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습니다. 일어나서 초대에 응하고 달려가야 그때 우리 인생이 변화되고 달라지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면서 걱정, 근심, 염려만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3. 네 명의 나병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