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예순이라니. 32년의 세월을 어떻게 보냈을지 너무 기대되네요.

언제나 곱게 나이를 먹고 싶은 욕심이 있어 멋쟁이 할머니가 되고 싶은 꿈이 있어요. 흰머리가 생겨도 염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거죠! 할머니의 꿈은 아쉽게도 아무리 빨리 결혼해도 60살에 손녀를 보는 건 좀 힘들 것 같네요...ㅎㅎ

근데 32년 후의 지구가 조금 걱정이 돼요. 조금 많이요. 당장 5년 후에는 괜찮을지, 10년 후는 힘들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32년 후는요? 공기는 깨끗한가요? 새로운 바이러스는 생기지 않았을지, 바닷물에 잠겨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 섬은 없을지... 미래를 상상하는 게 마냥 행복하지는 않네요.

만약 지구가 여전히 살기 좋은 곳이라면 지금 제가 쓰는 편지가 전해질 수 있겠죠?

2022년의 보미가, 2054년에는 행복한 보미 할머니가 될 수 있게 열심히 살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