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눈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 감이나 촉은 왠만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감정 변화를 잘 알아채는 편이다. 오히려 시각적인 것들의 변화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알아도 선뜻 ‘어! 바꼈네!’라고 말하는 걸 어려워 한다.
누군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 같다고 느낄 때 불안감을 느낀다.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관계가 무너질까봐, 앞으로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까 걱정이 앞선다. 예전에는 그런 불안감을 느낄 때 전전긍긍해하며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그 노력은 내 바닥을 드러나게 한다. 그럼 난 그 바닥에서 한참 머물러있는다.
언젠가부터 관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됐다. 유지될 관계는 큰 노력 없이도 유지되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