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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아미비아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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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현관문이 열렸다. 그 문앞에 키가 큰 것이 서있었다. 한밤중에 일을 늦게까지 하고 막 귀가한 참이었다. 제 집 바로 옆에 사는 그 이웃은 막 문을 열어젖히고는 이쪽을 보며 커다란 귀를 세우고는 쫑긋거렸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많이 늦으셨네요?”

상냥하게 말을 건네오는 그것은 키가 2미터 남짓 되어 보이는 정장을 걸친 토끼였다. 이목구비가 없어 기묘해 보이는 그것은 표정도 없이 생글거리는 목소리로 몸짓을 섞으며 또 말했다.

“너도 오늘은 늦게까지 일한 모양이군.” “이 기간은 서류 처리만 쌓이니까 어쩔 수 없어요.”

어깨를 으쓱이며 웃던 그는 문득 펠로네아가 품에 안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성큼 다가왔다. 저도 모르게 몸을 물리는 펠로네아에게 아랑곳 않고 그것은 말을 걸어왔다.

“오, 처음 보는 손님이군요. 당신이 손님을 데려오는 일은 없었으니까 반가워요.”

안녕, 작은 친구. 하고 그가 몸을 수그리고는 안고 있는 물건 앞에서 손을 작게 흔들었다. 길고 가는 봄의 잎색을 닮은 색을 한 손과 귀가 곧 옆으로 스르륵 기울었다.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납치는 아니시죠?” “아니. 누가 버린 것을 주웠다. 찾는 이가 있을지도 몰라 신고했지만 등록조차 안된 아기라고 하더군. 일단 이렇게 생긴 종족은 없다고도 하고.” “오……. 그건, 안됐군요.”

뺨에 손을 대고는 귀를 양옆으로 축 늘어뜨리는 모습이 안타까움이 묻어나면서도 생기가 넘친다. 표정이 없는데도 이 아미비아라고 하는 이웃은 감정표현이 풍부했다. 말이 거의 없는 이웃들에게조차 내색 않고 주절주절 수다를 떨며 다가오는 생물이었는데, 저번에 듣기로는 영업부에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던가. 그에게는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내일 기관에 맡기실 건가요?”

아미비아가 기묘하게 생긴 아기에게 관심을 보이며 손끝으로 살짝 건드렸다. 펠로네아는 그 손을 살짝 밀어냈다.

“아니, 내가 키울거다.” “당신이?”

놀라운 말을 들었다는 듯 그것이 귀를 바짝 세우고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펠로네아 코앞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절대 당신 영역에 누군가를 들일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요.” “날 모르는 소리군.”

아미비아가 한쪽 귀를 팔랑팔랑 빠르게 흔들었다. 조금 흥분되어 보였다.

“다른 이웃도 똑같이 생각할 걸요? 펠로네아씨, 늘 웃고 있어도 어딘가 분위기가 차갑고 다가가기 좀 어려워요. 동네 괴팍한 할아버지까지는 아니어도 다가가기 어려운 조용하고 수상한 거주인같은 느낌이요.” “……?? 내가?”

그것은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