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여행이 취미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돌아다녔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해 마음 속으로 엉엉 운다... 주변 사람들이 역마살이 꼈다고 말할 정도였다. 내 첫 여행이 언제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엄마 뱃속이 아니었을까. 출장이 잦은 아빠 덕에 태어나지도 않았을 적에는 제주도에 비행기를 타고 다녀왔다. 물론 기억이 있을 리는 전무하지만 내가 태어나서도 종종 아빠의 출장지를 따라가곤 해서 어렸을 때부터 여행에 익숙해졌다. 보통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혼자 여행을 떠나더라도 여행지에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 덕에 여행의 완성도가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계심이 너무 없는 탓에 위험한 상황에 처할 뻔도 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위험한 상황보다는 즐겁고 아직까지 이야기할 추억들이 많기에 경계심을 갖기가 어려운 것 같다.
다녀왔던 여행 중 좋은 사람들을 만난 여행을 꼽아보고 싶다. 아무래도 인도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인도 우다이푸르에서 어쩌다보니 체크인보다 5시간이나 이른 시간에 도착해 어두컴컴한 게스트하우스 로비에 혼자 앉아있었다. 나와 같은 기차를 타고 왔는지 그 이른 아침에 나 말고도 한명이 더 있었다. 푹신하지도 않은 쇼파 위에 앉아 어떻게든 잠에 들어보려고 뒤척이다가 어둠 속에 있던 다른 여행자가 함께 아침을 먹으러 가자고 말을 걸었다.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루프탑 카페에 앉아 토스트와 빵을 먹었고, 그날 이후로 우린 친구가 되었다! 중국에서 온 Melvin과 영어로 말이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세밀화 수업도 듣고, 전망대도 다녀오며 추억을 쌓았다. 1년 후에는 Melvin이 한국에 왔다. 평창올림픽에서 루지 경기를 보고,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 체험도 하고, 한달 같은 일주일을 보냈다.
사기도 당해보고, 새로 사귄 친구의 집에 초대도 받고, 지금 돌아보면 이야깃거리가 참 많아졌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무슨 위험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라고 혼자 엄청나게 많은 상상을 하곤 하지만 막상 떠나면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다. 사기를 당해도 그냥 재미있는 썰이 하나 생겼다고 웃어 넘어가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생기는 순간이다.
아래 링크는 친구의 프로젝트 ‘인투어뷰’에 참여했던 내용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