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앞둔 침구들과 김민희 레미투미 대표님, 그리고 나사장님.

부활을 앞둔 침구들과 김민희 레미투미 대표님, 그리고 나사장님.

⭐5성급 호텔 침구의 수명은 고작 1~2개월

에디터는 여행의 빅재미 중 하나가 숙소라고 생각하는 타입에요. 희고 깨끗하고 빨래 걱정도 없는 침구도 중요하죠. 그렇지만 호텔 침구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는 미처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김민희 레미투미 대표님은 우연한 기회로 그들의 짧은 수명(1, 2년)을 알게 됐어요. "이걸로 뭔가 만들 수 있겠다"고 떠올린 순간이었죠. 제품 기획 단계부터 친환경을 많이 고민하시는구나, 싶었는데 레미투미의 탄생 자체가 친환경인 거였어요.

처음에는 호텔에서 버려지는 침구로 사람용 제품을 만들어볼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한 번 쓴 제품이다보니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갖기 어려워 보였대요. 그런데 대표님의 반려견인 토리, 반려묘인 나리가 그 원단 위에서 부비작 뒹굴뒹굴 난리더래요. "반려동물 쪽으로 시장을 틀면 고객(=동물님들)의 호응도 좋고, 반려인들의 인식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라는 대표님의 말씀.

생산 과정은 이렇대요. "메종글래드·롯데시티·라마다 호텔서 아깝게 버려지는 침구를 정기적으로 받아와요. 받아온 시트는 세탁 전문업체에서 세탁을 한 다음 작업실에서 재단을 해요. 그리고 서울 공장으로 보내서 완성품을 만들어요."

담요에 둘러싸인 나사장님은 수다쟁이였어요

담요에 둘러싸인 나사장님은 수다쟁이였어요

재료 수급(?)에는 문제가 없는지 여쭤봤더니 "워낙 버려지는 침구들이 많아서 남아돌 정도"라고 하시네요. 제주도의 레미투미 작업실에는 호텔 침구가 한가득 쌓여 있었는데, 한 달에 받아오는 물량만 그 정도래요. 레미투미에 원단을 공급해주는 호텔들은 아주 살짝 손상된 시트나 이불 커버도 버려야만 하거든요. 최상의 서비스를 위해서요. 에디터가 보기에는 새것만 같은 침구들이 전국적으로는 얼마나 많이 버려지고 있을지, 잠시 아찔해졌어요😨

호텔 입장에서도 원래대로라면 정기적으로 비용을 내고 그 많은 침구들을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레미투미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네요. 덕분에 레미투미는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안정적으로 재료를 공급받고 있어요.

레미투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레미투미 홈페이지

레미투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 /레미투미 홈페이지

🐶털이 박히지 않는, 고밀도 원단의 힘🐱

그렇게 탄생한 대표 상품이 댕냥이용 방석과 담요. 업사이클링 제품들이라 의미가 깊은데, 더 좋은 건 "5성급 호텔에서 쓰던 60수 고밀도 원단이라 털이 잘 안 붙고 잘 떨어진다"는 말씀. 지난 8년 동안 이불과 옷과 수건과...아무튼 모든 패브릭류에서 반려묘 털을 떼내는 데 어마어마한시간을 할애해 온 에디터로선 귀가 번쩍 뜨이는 대목이었죠. 레미투미의 작업실에서 제일 확인하고픈 부분이었어요.

마침 나사장님이 레미투미 담요에 폭 싸인 채로 김대표님께 안겨있었거든요(낮잠 시간이라 재워야 한다며). 매의 눈으로 살펴봤는데 담요가 정말...깨끗했어요. 나사장님 털이 좀 붙어있긴 했지만 대표님이 쓱쓱 털어내니까 떨어져나가더라구요.

(💰그로부터 며칠 후, 에디터의 내돈내산 후기 : 두 냥이들이 곧바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담요 위에 누워계시는 시간이 길다 보니 털이 많이 붙긴 했지만 박히진 않았어요. 테이프로 몇 번 떼내면 다시 새것처럼 보송🎁)

제가 이 눈으로 똑똑히 봤슈

제가 이 눈으로 똑똑히 봤슈

다른 제품들도 최대한 환경을 아끼는 데 집중했어요. 제주에서 공수한 메밀로 속을 채운 방석 역시 호텔 침구로 만들었고, 충북 지역의 로컬 크리에이터인 '천연염색 바른'과 손잡고 푸른빛 쪽으로 색을 입혔어요. 호텔에서 버려지는 타월을 공수해다가 만든 뼈다귀 모양 노즈워크 장난감도 좋아보였구요. 세 군데에 간식을 끼울 수 있고 세탁도 쉬우니까 댕댕이 입장에서도👍. 매트리스 토퍼를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메모리폼으로 만든 방석도 참 폭신할 것 같아요.

레미투미 제품들을 조사하는 내내 에디터는 엄마 미소를 감출 수 없었어요. 토리와 나리뿐만 아니라 '김메리님' 등등 너무나 귀여운 모델들을 볼 수 있었거든요. "지인이나 인스타를 통해 모델들을 섭외하고, 촬영할 때 쓴 제품과 간식·장난감 박스를 모델료로 지급"하신대요.

(그 촬영장은 아마도 지상낙원....🏖)

간식을 끼울 수 있는 타월 출신 노즈워크 장난감(feat. 자투리 메모리폼으로 만든 대형견용 방석)

간식을 끼울 수 있는 타월 출신 노즈워크 장난감(feat. 자투리 메모리폼으로 만든 대형견용 방석)

김 대표님은 앞으로의 계획도 공개하셨어요. "호텔 침구를 갈아서(!) 펠트로 가공해 봤어요. 고양이들이 놀이 매트로 좋아하더라구요. 펠트로 캣터널도 제작해보고 있구요. 페트(PET)를 재활용한 원단은 방수 기능이 있어서 이동장이나 물고 빠는 장난감류를 개발해 볼 계획이에요. 대나무 섬유·한지 섬유도 염두에 두고 있구요."

🛴100% 친환경을 바라보며, 최대한 도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