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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원 & 키워드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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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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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도 큰 글씨가 아닌 다소 작은 글씨로 표기된 이 곳, 물이 흐른다기 보다는 바위사이로 쏟히듯 달음질하며 물거품이 인다. 물은 여덟굽이로 나뉘지만 결국 한군데로 모인다. 물줄기에 이는 거품 사이로 언뜻 비치는 꾸물거리는 무언가는 달빛에만 의존한 인간의 시야에는 선명히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한 점은 구불거린다는 것이다. 투박하게 깎인 나무들이 줄지어 놓이고 그 도열에 맞춰 밧줄로 묶어 만든 다리는 건너는 이의 발자국에 맞춰 출렁거린다. 다리를 건너는 이는 물흐르는 소리와 소쩍새 울음소리만 들리는 이곳에서 물거품사이 무언가를 보게 된다. 이윽고 다리의 출렁거림이 멈추고 그, 혹은 그녀는 눈을 찌르듯 내리선 앞머리를 걷어내고 한곳을 응시한다. 달빛이 그려낸 회색 혹은 잿빛으로 덮인 세상에서 그의 눈이 향하는 곳은 결국 물거품이 이는 바위 틈이다. 그곳의 물줄기는 규칙적인 움직임을 하고 있었고 이윽고 시선을 두던 이는 그곳에 있는 것은 물뿐만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그것은 생각보다 짧은, 찰나의 순간이었고 서로의 존재를 인식한 것은 거의 동시라고 할 수 있었다. 다리의 출렁거림이 멈춘 순간과 구불거리는 물줄기가 멈춘 것은 거의 동시였던 것이다.
그 혹은 그녀와 물줄기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기 *2시진이전, 그 혹은 그녀는 연인산의 초입에서 고민에 빠진다. 맑은 날이라 달빛이 있어 쉽게 넘을 수는 있겠지만 그 산과 관련해 세간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한밤중 산을 넘다 용추계곡에서 굽이치는 물줄기와 눈을 마주친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다는 소문이다.(실종) 간혹 눈을 마주쳤지만 살아돌아왔다는 사람들도 넋이 나간 듯 ‘숲이 타버렸다.’라는 말만 반복할뿐이었으니, 살아돌아왔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 산 중턱에서 나는 약초는 밤에만 빛을 내는터라, 밤에만 얻을 수 있었기에 사랑하는 이가 몸져누운 병상생활을 멈추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이 같은 이유로 그의 고민은 막을 내리고 짚으로 엮은 신발이 감싸고 있는 발은 연인산으로 내딛어진다. *1시진은 2시간이다.
같은 시각, 아직은 햇빛이 드리우는 계곡의 가장 깊은 곳에 눈은 감고있지만 이따금 뒤척이는 몸짓으로 말미암아 깊은 잠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하는 구불하고도 기다란 무언가가 똬리를 틀고 있다. 그 존재는 먼 옛날엔 숭배의 대상이었지만, 지금 세간에선 그 존재를 잊은지 오래다. 오히려 흉흉한 소문이 나돌기까지 한다. 그 존재는 용추계곡은 물론이거니와 연인산을 수호하는 산신령과 같은 존재로 1000년간 산을 지켜주고 용이 되기 위해 자리잡은 것이었다. 그 존재가 연인산에 자리잡고 약 300년간은 사람들을 곧 잘 도와주어 숭배의 대상이 되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연인산 깊은 곳까지 자리잡는 인간들 중 화전민이라는 자들까지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모두 타버린 숲은 그의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이었고, 그의 낙이었던 한밤중 길을 잃은 이들을 도와주는 일은 더 이상 그의 낙이 아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을 해치기엔 타고난 성정이 여렸고 한밤중에 빛을 내는 약초를 이용해 그들의 앞 길을 안내하여 숲에서 내보낼 뿐이었다. 하지만, 이 신비롭고 친절한 행위는 모든 이에게 통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따금씩 자지러지게 놀란 이들은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거나 결국 미쳐버리는 것이었다. 그러곤 흉흉한 소문이 나돌게 된 것이다. 그가 이 산에 자리잡고 산을 지킨지 900년 하고도 99번째 가을을 맞는 이 시점에 해가 지기 전 초입에서 또 하나의 발걸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현재, 서로의 존재를 인식한 사람과 구렁이는 눈을 마주치게된다. 흉흉한 소문에 겁부터 집어먹은 인간은 일순간 온몸이 굳어버렸고, 구렁이는 또 귀찮은 일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구렁이가 손쓸새도 없이 인간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든다. 그것은 그가 집의 처마아래 비를 피하며 부지런히 말려온 ‘박하’였다. ‘박하’는 무릇 향이 강하여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즐기기는 커녕 기피하는 사람도 있는 약재다. 만약 그 구렁이가 사람이었다면 후자였을 것이며, 그것이 그 존재의 몸안에 닿는다면 기피하기를 넘어 더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큰 영향 중 가장 최악은 목숨을 위협하는 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인간의 품에서 꺼내어진 약재는 구렁이가 피할새도 없이 차가운 계곡물을 향해 팔랑거리며 낙하해갔으며 단순히 낙하라기보다 일종의 춤 같이 보이기도했다. 그순간, 멈춰버린 물줄기는 축축한 몸을 구불거리며 바위 위를 기어가려 하지만 그 약재는 계곡물의 표면에 닿고 그 영험한 기운은 삽시간에 계곡의 물에 퍼져버린다. 그 약재는 일반 박하와 달리 약재를 말리는 사람의 정성이 깃들었고, 거기에 더불어 몸져 누운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매일같이 놓여온 백합의 기운을 머금은 터라 뱀에 속하는 구렁이에겐 치명적이었다. 산신령으로 자리잡아 산을 수호하던 구렁이는 용이 되기에 가을과 겨울이라는 두 계절만을 남겨두고 위기를 맞은 것이다. 물에 퍼져버린 약효는 이윽고 구렁이에게도 퍼져버린다. 그 순간, 용이 되지 못한 구렁이는 생각한다. 산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화전민에 대한 원념이 결국 그를 잡아먹어버린 것이리라. 다 타버린 숲은 그에게 지켜야할 것이 훼손된 것을 넘어선 상실이었고 그것은 그의 존재이유를 흔들만한 사건이었다. 결국 다 타버린 숲은 1000년의 과업을 짊어진 그의 마음까지 그을리게 했고 그을린 마음은 그와 눈을 마주친 인간들의 마음마저 그을리게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깨닫는다, 그가 그려낸 빛을 내는 약초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 아닌 인간들을 벼랑끝으로 안내해왔다는 것을. 구렁이가 깨달을 쯤, 바위 위에 구불거리는 표식만이 남았고 그 표식위로 물줄기가 다시 흘러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물줄기엔 빛을 내는 약초가 자리한다. 그리고 그 약초에는 900년하고도 99번의 가을을 견뎌낸 영험한 기운이 서려있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한 것인지도 깨닫지 못한 인간에게도 달빛이 비춘 것이 아닌 스스로 빛을 내는, 그것도 너무도 선명해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이들지 않는 약초가 그의 눈동자에 자리한다. 부리나케 약초를 향해 달음질하는 그의 마음 속엔 희망이 깃드는 한편 어딘가 모르게 구슬픔이 자리한다. 그의 고향 경상도에서 부터 시작된 여정은 문경새재를 넘고 결국 이 용추계곡까지 이어진 것이었고, 그 여정의 끝이자 목표였던 것이 그의 눈앞에 놓인 것이다. 생각의 와중에 그의 몸은 이미 약초 앞에 다다랐고 손을 내밀고 약초에 그의 손이 닿는 순간 약초는 거짓말같이 빛을 잃는다. 그는 약초를 갓태어난 아기 다루듯 조심스럽게 들어올리고 무명천에 고이싸서 품으로 넣는다. 그가 사랑하는 이는 아직 그를 기다려줄지, 그에게 이 약초를 무사히 가져갈 시간과 여정이 그에게 허락될지는 모르지만, 가슴에 맞닿는 안품에는 그 약초가 자리한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앞머리를 모두 쓸어올린채 안도의 한숨을 쉬는 그의 얼굴의 선은 무척이나 여리고 고개를 들며 드러나는 몸선은 여자의 몸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녀가 내뱉은 한숨뒤에 따라 들여오는 공기엔 탄내가 함께했고, 산등성이 너머에 이글거리는 불빛은 화전을 위한 작업이 한창임을 암시했다. 그리고 그녀는 여린 목소리로 한마디를 내뱉는다. ‘숲이 다타버렸어.’. 그리고 그의 발을 적시는 용추계곡의 아홉번째 물줄기는 말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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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연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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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어떤 현상이나 사물, 장소를 보고 상상하기를 좋아하나, 상상에서만 그치던 이 손을 떠나 글로 이어지는 것은 처음이었다. 창작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야기가 주는 여운이 왠지 실제로 그 장소에 사연이 깃든 듯한 착각을 주기도 하여 장소에 더욱 애착이 간다.